믿음의 참의미를 새기기까지
고무산세멘트공장 초급당일군의 체험중에서
밤은 소리없이 깊어갔다.하지만 고무산세멘트공장 초급당비서 김성철동무는 잠들지 못하였다.석고를 쓰지 않고 세멘트를 생산하기 위한 장학수동무의 시험이 그날 또다시 실패했던것이다.
(그를 믿은것이 잘못되였는가?)
김성철동무에게는 몇달전의 일이 떠올랐다.
《일군들은 언제나 동지들을 자신처럼 굳게 믿고 진정으로 사랑하여야 하며 동지들사이의 의리를 변심없이 지켜야 합니다.》
그가 초급당비서로 임명되여온지 나흘이 지나서였다.중키에 몸이 다부진 사람이 문득 초급당비서의 방으로 들어섰다.공업기술연구소 실장 장학수라고 자기 소개를 한 그는 말하였다.
《저를 다른 공장에 보내주십시오.》
이틀전 공장의 기술인재들을 료해하는 그에게 사람들은 장학수동무에 대한 이야기도 하였었다.기술재세가 이만저만 아니라고, 무엇이 마뜩지 않은지 늘 볼은 부어있고 일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차라리 그가 가겠다는 공장으로 보내는 편이 나을것이라고…
그 말을 들으며 장학수동무를 한번 만나보자고 마음을 먹었는데 이렇게 불쑥 찾아와 직방으로 제기할줄 몰랐던것이다.
《글쎄, 결심이 정 그렇다면 막지는 않겠소.그렇지만 다시 생각해보오.좋은 일터, 나쁜 일터란 따로 없는 법이요.》
그러나 그는 다른 공장에 가야만 앞길이 열리고 시험에서도 성공할수 있다고 계속 곱씹는것이였다.
초급당비서는 그가 알아듣도록 깨우쳐주었다.
《연구사업도 세멘트와 관련되는것이라는데 여기에 있어야 좋지 않겠소.》
무거운 걸음으로 방을 나서는 장학수동무에게 초급당비서는 말하였다.우리 손잡고 함께 일해보자고, 제기할 문제가 있으면 아무때나 찾아오라고.
며칠후 깊은 밤이였다.도당에서 조직한 회의에 참가하고 돌아오는 길에 초급당비서는 장학수동무의 집에 들리였다.
자정이 넘었어도 그는 탁상등을 켜놓고 참고서를 열심히 보고있었다.생활형편도 넉넉하지 못하였지만 내색을 하지 않고 연구사업을 하는 그에 대한 믿음이 초급당비서의 가슴에 싹트기 시작했다.
(그가 신심을 가지고 일할수 있게 힘껏 떠밀어주자.)
다음날 장학수동무의 연구조건, 생활조건을 보장해주기 위한 사업이 조직되였다.초급당비서는 그가 집에서도 일할수 있게 콤퓨터와 실험기구도 보내주었고 국가망도 설치하게 하였다.새 손전화기를 그의 손에 쥐여주며 제기되는 문제가 있으면 알려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장학수동무는 일터에 대한 애착심을 가지고 일하기 시작했다.
어느 휴식일 공장에서 체육경기를 조직하였는데 장학수동무가 보이지 않았다.
초급당비서는 서둘러 공업기술연구소로 갔다.그런데 그가 홀로 연구사업을 하고있었다.
《좀 머리쉼을 하라구.탁구도 치고 배구공도 다루면서 땀을 쭉 뽑아야 몸이 거뜬해지고 새힘도 솟구치거던.》
초급당비서는 그를 경기장으로 이끌었다.체육경기가 끝났을 때에는 그와 함께 땀을 들이며 말하였다.
《세멘트생산의 전망이 우리 어깨우에 놓여있다는것을 늘 명심하자구.》
당일군의 믿음은 장학수동무를 분발시켰다.그는 시간을 아껴가며 연구사업에 더욱 몰두하였다.
하지만 실패는 꼬리를 물었다.그러자 일부 사람들은 장학수동무가 되지도 않을 일을 가지고 고집만 부린다고, 석고를 쓰지 않고 세멘트를 생산하면 손바닥에 장을 지지겠다고 하였다.시험에서 또다시 실패한 그날에는 초급당비서가 공명주의자인 장학수동무를 끼고돈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
초급당비서는 시원한 공기를 맞고싶었다.그가 세멘트직장으로 걸어가는데 한 기술일군이 다가와 조용히 말하였다.
《초급당비서동지, 그 연구사업은 시기상조입니다.본적도 들은적도 없는 그런 일을 장학수동무가 어떻게 해낸다고 그럽니까.》
초급당비서는 조바심이 났다.
(이제라도 그를 다른 단위에 보내주는것이 좋지 않을가.)
그가 생산현장에 들어섰을 때였다.콘베아옆에서 로동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기술과 당세포비서의 모습이 안겨왔다.장학수동무를 적극 도와주는 오랜 당초급일군이였다.
한달전에도 초급당비서는 그를 만나 당세포에서 장학수동무의 연구사업을 어떻게 도와주고있는가, 제기되는 문제는 없는가 알아보았었다.
《장학수동무가 연구사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속상해하는데 손맥을 놓게 하는 소문까지 나돌고있으니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러는 당세포비서에게 초급당비서는 단호하게 말하였다.
《그에게 전해주오.절대로 나약해져서는 안된다고 말이요.》
그날 했던 당부가 계속 귀전을 감돌았다.
어느새 알았는지 기술과 당세포비서가 초급당비서에게 다가왔다.
《잠이 오지 않는 모양입니다.오늘 밤 잠들지 못하는 사람은 아마 한두명이 아닐겁니다.》
그 말을 들은 초급당비서는 장학수동무의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그런데 집에는 불이 꺼져있었다.온 가족이 잠든것이 분명하였다.모든것이 순간에 무너져내리는듯싶었다.
(내가 정말 사람을 잘못 보았단 말인가?)
그는 괴로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렸다.공업기술연구소에 들어선 그는 장학수동무의 시험일지를 펼치였다.한 기술자가 기울인 모지름과 노력의 흔적을 펼칠수록 그를 믿은것이 천만번 옳았다는 생각이 갈마들었다.…
문득 출입문이 열리였다.땀투성이의 장학수동무가 불쑥 들어섰다.
《이젠 됐습니다.》
영문을 몰라하는 초급당비서에게 장학수동무는 실패의 원인을 찾기 위해 밤새 청진시에 있는 과학연구기관에 다녀온 사연을 터놓았다.
《정말 수고했소.》
초급당비서는 장학수동무의 손을 다정히 잡아주었다.
《당의 믿음에 실천으로 보답하는것은 응당한 일이 아닙니까.》
순간 초급당비서의 가슴은 쩌릿해졌다.
(사람들은 당일군의 믿음을 개인의 믿음으로가 아니라 우리 당의 믿음으로 받아들이고있구나!)
생각할수록 사람들을 변함없이, 끝까지 믿어주어야 한다는 자각이 더욱 굳어졌다.
당일군의 진짜믿음이 어떤것이여야 하는가를 새겨안은 잊을수 없는 밤이였다.
* *
성공의 날은 왔다.석고를 대신하면서도 부가물로 리용할수 있는 점토를 가지고 생산한 세멘트가 쏟아져내렸다.
당조직의 믿음속에 장학수동무는 공업기술연구소 소장으로 성장하였다.
본사기자 김승표